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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최고령 83세 김정자 할머니, 숙명여대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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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최고령 83세 김정자 할머니, 숙명여대 합격

입력
2024.01.26 08:45
수정
2024.01.26 14:25
0 0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입학
"성적 안 좋아도 열심히 댕기겠다"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앞줄 왼쪽)씨가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됐다. 숙명여대 홈페이지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앞줄 왼쪽)씨가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됐다. 숙명여대 홈페이지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수험생으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도 출연했던 김정자(83)씨가 숙명여대 신입생이 됐다. 숙대 졸업생인 손녀와 같은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고 밝힌 김씨의 바람이 이뤄진 셈이다.

25일 숙대에 따르면 김씨는 2024학년도 숙대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새내기로 입학한다. 대학 측은 김씨의 학업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1년간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22일 장윤금 숙대 총장은 입학을 앞둔 김씨를 학교 캠퍼스로 초청해 장학증서와 명예 학생증을 전달했다. 대학 측은 '미국에 사는 손주들과 영어로 대화하고 싶다'는 김씨의 목표를 돕기 위해 영어 교육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참석한 김씨는 "3월에 입학하면 더 공부를 열심히 할 생각이지만, 나이가 많아 성적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배워도 자꾸 잊어먹겠지만 그래도 댕기기는 열심히 댕길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겐 "전공을 살려 자신의 진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면 우리 손녀처럼 실력이 금방 늘 것 같다"는 덕담을 전했다.

김씨는 여든에 가까운 나이부터 평생교육기관인 서울 마포구 일성여고에 다니며 중·고등학교 학업과정을 수료한 만학도다. 어려운 형편에 8남매의 맏딸이었던 데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입학 직전 6·25전쟁이 터져 공부를 하지 못했다. 김씨는 본보 인터뷰에서 "입학 후 간판에 적힌 한자와 영어를 척척 읽어낼 수 있게 됐다"며 "공부해서 미국에 사는 손자손녀와 영어로 대화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수능에 응시하고 나선 '유퀴즈'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김씨는 "손녀딸이 숙명여대를 졸업했는데 자기 학교가 최고라고 자랑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도 가고 싶다"면서 "숙대 평생교육원 사회복지과를 지망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2024학년도 수능 전날인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마포구 일성학교에서 만난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씨. 기자가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아이 미수 유(I miss you)'를 또박또박 써내려 갔다. 정다빈 기자

2024학년도 수능 전날인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마포구 일성학교에서 만난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씨. 기자가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아이 미수 유(I miss you)'를 또박또박 써내려 갔다. 정다빈 기자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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