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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에세이 낸 이수지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지만, 나는 한마디라도 더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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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에세이 낸 이수지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지만, 나는 한마디라도 더 하렵니다"

입력
2024.03.26 18: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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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상 수상 이수지 그림책 작가
첫 에세이집 '만질 수 있는 생각' 출간 간담회
데뷔부터 수상까지, 작가 여정 촘촘히 담아
"아직 목말라...그림책 지평 넓히고파"

이수지 작가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수지 작가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따금 글을 썼다. 젖을 먹다 스르르 잠든 아기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 얼굴에서 배어 나오는 고요와 평화가 전류 흐르듯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그 마음을 기억해두고 싶었다. 나의 하루하루를 남김없이 소진하면 다시, 스스로 꽉 차오를까. 차오르는 감각도, 차오르는 마음도 다 써두고 싶었다."

-'만질 수 있는 생각' 중에서

한국인 최초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50) 그림책 작가가 첫 에세이집 서문에 쓴 말이다. 이 작가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했던 생각과 느낌, 여러 사람들과 나눴던 대화를 다 붙잡아 놓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다"며 "그림책이라는 건 아이들이 손으로 넘겨야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아주 명확한 아날로그적인 세계인데 제 생각도 그렇게 남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책을 펴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이 작가는 2022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상을 받았다. 이후 볼로냐 라가차상, 뉴욕타임스 그림책상, 보스턴 글로브 혼 북상 등 국제적 권위의 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이 됐다.

"매일 작은 뭔가를 발견한 여정"

이수지 작가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의 표지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수지 작가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의 표지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영국에서 북아트를 공부하며 그림책과 인연을 맺었다. 이번 책에는 영국에서 첫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들고 북페어에서 만난 이탈리아 편집자와 첫 책을 만든 사연을 시작으로 그의 손을 거친 그림책의 시작점과 풀이 과정, 출판 에피소드가 담겼다. 그림책을 만들며 만난 사람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일상, 사물과의 인연 등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촘촘히 덧붙여 그의 작품세계를 더 가까이 들여다보게 한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독자는 물론이고 예비 작가나 현업 작가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들이다.

이 작가는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작가로서 한마디라도 더 하는 편"이라며 "모든 작품은 그 작가가 처한 환경과 맥락, 상황에서 나오는 만큼 내 이야기가 전해진다면 작품의 세계도 훨씬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간 그림과 음악, 활자의 세계를 넘나들며 거리낌 없이 새로운 작업을 선보일 수 있었던 데 대해 이 작가는 "그림책이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세이집 출간도 그림책의 영역을 넓히고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요즘엔 아날로그적인 책에서 디지털세계로 건너는 중간 매체인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머리 싸매고 있어요. 궁극적으론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다정한 장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수지 작가의 에세이집 '만질 수 있는 생각' 표지. 종이책의 물성을 작품에 끊임없이 활용해 온 작가의 이야기인 만큼 초판은 누드 제본 형식의 독특한 판형으로 선보였다.

이수지 작가의 에세이집 '만질 수 있는 생각' 표지. 종이책의 물성을 작품에 끊임없이 활용해 온 작가의 이야기인 만큼 초판은 누드 제본 형식의 독특한 판형으로 선보였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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