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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배 구조 손봤다...한화 세 아들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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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배 구조 손봤다...한화 세 아들의 앞날은

입력
2024.04.06 12:00
수정
2024.04.07 15:56
6면
0 0

떼어낸 사업분야 삼남 김동선 부사장 몫 될 듯
"경영권 다툼 불씨 없애고, 추가 조정 여지는 남겨"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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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회사인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떼어내 신설 지주사를 세우기로 했다. 각 사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치란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김승연 회장 아들 삼형제의 경영권 다툼 불씨는 없애면서도 사업권 분할의 추가 조정 여지는 남겨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일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떼어내는 인적 분할을 한다고 공시했다. 신설 지주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를 만들어 한화비전(인공지능, 보안)과 한화정밀기계(산업용 장비)를 100% 자회사로 둘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신설 지주회사의 분할 비율은 9대 1이다.

사업 부문별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시스템(방산, 정보통신기술)과 한화오션(조선)을 자회사로 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 해양, 우주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신설 지주사가 독자 경영을 통해 사업 분야에 신속하고 전문적 의사 결정을 하게 되면 신사업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이 같은 발표를 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96% 하락한 21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승계구도 좀 더 분명히… 인적 분할은 한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구조 재편 전과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구조 재편 전과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일단 재계에서는 이번 분할로 승계 구도가 좀 더 또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이 신설 지주회사가 김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의 몫이 될 경우 김 회장 아들 삼형제의 담당 사업 분야 경계선이 더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떼어내는 두 회사의 사업 분야는 김 부사장이 담당하고 있는 로봇 사업과 연관성이 크다.

김 회장이 아들 삼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불씨를 없애려 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가 1981년 유언 없이 갑자기 별세하면서 29세에 경영권을 승계했다. 이후 김 회장은 동생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과 1992년부터 3년 동안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 극적으로 화해했다.



"물적 분할 시 추가 조정 가능성 남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번 조치는 인적 분할에 그쳐 현재 승계구도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의 물적 분할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인적 분할만 한 신설 지주사도 여전히 같은 지배구조 틀에 일단 속하게 되는 셈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장남 5, 차남 2.5, 삼남 2.5를 안정적 사업 분할 구도로 본다는 해석도 있다. 2001년 ㈜한화가 67%, 김 회장이 33%의 지분을 갖고 출범했던 한화S&C는 2005년 김동관 부회장 50%,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25%, 김동선 부사장 25% 지분으로 재편됐다. 김 회장이 현재 세 아들에게 나눠준 사업 규모가 이에 맞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물적 분할을 통해 추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한화그룹 측이 말하는 사업별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라면 물적 분할을 통한 경영권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인적 분할은 김 회장 아들 삼형제의 사업 분야 경계를 더 분명히 하면서도 앞으로 물적 분할을 통한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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