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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총선 이후 남아공의 미래

입력
2024.04.23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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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메리안힐에서 20일 시릴 라마포사(왼쪽) 대통령이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메리안힐에서 20일 시릴 라마포사(왼쪽) 대통령이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5월 2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올해는 남아공 최초 민주적 선거가 실시된 지 30주년 되는 해다. 1994년 민주주의 이행 이후, 현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는 6번의 선거에서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두고 원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여 원하는 대로 통치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발전된 경제를 누리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리더이며 대륙의 관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남아공 국민들은 아직도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와 비슷한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받고 있다. 대부분의 남아공 흑인들은 기본적 생필품을 구입할 만큼 충분한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불평등과 실업률이 증가해 왔으며, 수도와 전기 같은 공공 서비스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종 차별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관찰되며, 만연한 정치 부패는 남아공 국민들이 민주주의 체제에 대해 불만을 갖게 만들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이번 선거에 돌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압박을 받게 만들고 있다.

남아공의 국회의원 선거는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유권자는 투표에서 정당을 선택하고,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400명으로 구성된 국회에서 해당 정당이 차지하는 의석수가 결정된다. 남아공 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나뉘어 있으며, 유권자가 직접 선출하는 하원의원이 대통령을 선출한다. 하원 의석의 50% 이상을 보유한 정당이나 정당 연합이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는 2019년 총선에서 57%의 득표율로 단독 과반 의석을 점유해 정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승리해 과반 의석을 점유하면, 현직 대통령인 시릴 라마포사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는 아프리카민족회의가 5월 선거에서 50% 미만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프리카민족회의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도 다른 정당과 연정을 형성해 정부를 계속 이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지지를 획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 경우, 아프리카민족회의는 역사상 최초로 어느 정당과 연정을 구성할 것인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하며, 누구와 협력하는지에 따라 정책 내용과 통치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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