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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잘라 안달하던 기관장을 특보로" 세종시 정책특보 인사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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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잘라 안달하던 기관장을 특보로" 세종시 정책특보 인사 '반전'

입력
2024.05.27 16:14
수정
2024.05.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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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최민호시장 "전임 시장 사람 물러나야"
'임기 만기' 김종률 전 대표 정책특보로 기용
'인력풀 열악' 분석 속...진영 초월 '탕평' 평가
최 시장 "'인력풀 열악' 주장은 정치적 음해"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24일 시청 접견실에서 김종률(왼쪽) 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를 예술 분야 정책특보로 위촉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종시 제공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24일 시청 접견실에서 김종률(왼쪽) 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를 예술 분야 정책특보로 위촉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종시 제공

최민호 세종시장이 김종률 전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를 정책특보로 위촉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자로 유명한 김 전 대표는 최 시장으로부터 ‘전임 시장 사람’으로 분류돼 사퇴를 종용받던 인물. 그럼에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 그를 최 시장이 다시 부른 것이다.

27일 세종시에 따르면 최 시장은 최근 김 전 대표를 예술 분야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 문화 예술 관련 시정 현안에 대한 자문과 의견 수렴 강화 목적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오랜 기간 문화 분야에서 활동한 전문가”라며 “시의 문화 예술 정책 역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전 대표와 최 시장의 악연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춘희 전 시장이 2022년 2월 김 대표의 임기를 연장했고, 그로부터 3개월 뒤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의 최 시장이 당선되면서 시작된 얄궂은 인연이다. 최 시장은 인수위 시절부터 "새 시장의 철학과 코드에 맞춰달라"는 등의 주문을 통해 사퇴를 압박했고, 당시 김 대표는 "임기 2년을 채우겠다"며 버텼다. 그럴수록 시의 압박은 고조됐다. 급기야 민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시의회는 산하기관 운영 관련 조례 개정에 나서 세종시와 격돌했다. 세종시와 시의회의 갈등 중심에 김 전 대표가 있었던 셈이다.

그랬던 이들이 한 배를 타자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최 시장의 열악한 인력풀이 반영된 인사’라는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밀어내지 못해 안달이던 사람을 특보로 기용한 것은 시장 주변에 인물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그러나 시에 도움이 되는 ‘적과의 동침’이라면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탕평책’ 분석도 나온다. 최 시장이 진영 논리에서 탈피, 전문성과 능력 중심으로 김 전 대표를 기용했다는 것이다. 소니뮤직 코리아 대표로 15년간 재직하면서 한국의 대중 문화를 세계에 알린 김 전 대표는 재단 대표로 있으면서 정치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축제 ‘세종축제’의 격을 높이는 등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확대한 인물로 평가된다.

최 시장은 본보 통화에서 "처음에 내가 김 전 대표를 정치인으로 본 것도, 그 때문에 물러나라고 한 것도 사실이지만, 좀 지켜보니 정치인의 행보와는 달랐다"며 "세종시와 문화예술에 대한 김 전 대표의 애정과 진정성을 느꼈기에 그를 특보로 위촉한 것이지, 주변에 사람이 없어 그를 기용했다는 것은 정치적 음해"라고 반박했다.

김 전 대표는 본보 통화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최 시장의 지식이나 애정, 열정은 여느 공무원들의 그것보다 큰 것으로 봤다"며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되기 위해선 문화예술의 도시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는 만큼, 최대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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