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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 맞아?"... 중국에 '전기차 관세 폭탄' 예고한 뒤 마냥 웃지 못한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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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 맞아?"... 중국에 '전기차 관세 폭탄' 예고한 뒤 마냥 웃지 못한 유럽

입력
2024.06.13 16:48
수정
2024.06.13 16:57
6면
0 0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1% 관세"
"중국 보복 시 유럽 기업 어쩌나" 우려
EU 신뢰도 하락·소비자 피해 지적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국빈 방문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국빈 방문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유럽에서 나온다. 중국이 유럽에 '보복 대응'하거나 양측이 '무역 전쟁'을 벌이면 결국 피해를 입는 쪽은 유럽 기업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부당한 경쟁 조장' 중국에... EU '관세 폭탄'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관세 10%에 17.4~38.1%포인트의 관세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12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조사를 통해 '중국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 투입으로 생산된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유럽으로 건너와 유럽 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관세는 중국이 유럽산 전기차에 적용하는 관세율(15%)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EU 내에는 '중국이 부당한 경쟁을 조장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중국이 내수 부진에 따른 경제 위축을 수출 확대를 통해 해결하려 하면서 보조금 투입·과잉 생산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유럽개혁센터의 산데르 토르두아르 수석경제학자는 "중국은 저성장을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EU는 (상계관세 부과를 통해) 경쟁의 장을 평평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리면서 유럽으로 밀려드는 제품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조치를 서두른 배경이 됐다.

지난 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산둥성=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산둥성=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수출 의존 기업 피해"... 독일 등 우려

그럼에도 해당 조치가 유럽 기업에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냐는 의구심은 상당하다. 특히 중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에서 '중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똑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노버 응용과학대 강사 프랑크 슈워페는 "중국 정부가 반드시 대책을 강구할 것이므로 독일 기업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유럽 전문 언론 유락티브에 말했다.

다른 산업으로 분쟁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제품이 프랑스산 코냑이다. 중국은 1월부터 프랑스산 코냑이 대부분인 유럽 브랜디를 대상으로 반(反)덤핑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는 EU의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많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코냑에 대한 열린 태도"를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자유무역을 강조해 온 EU의 신뢰도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 싱크탱크 쾰른경제연구소의 경제 정책 책임자인 위르겐 마테스는 "(관세를 높인 건) EU가 보호무역주의를 행한다는 인상을 준다"며 "(중국의 부당함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유락티브에 말했다. 무역 분쟁 최종 피해자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잃은 유럽 소비자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EU 발표는 '협상 지렛대'?... 최종 시행 전 대화 가능성

다만 EU 발표가 최종 확정되려면 오는 11월까지 27개 회원국 간 논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이 기간 중 EU와 중국이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U가 관세 폭탄을 예고한 이유가 중국과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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