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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후 98% 백업 안돼” … 인도네시아 국가 데이터센터 복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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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후 98% 백업 안돼” … 인도네시아 국가 데이터센터 복구 난항

입력
2024.07.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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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 장관 “8월 둘째 주까지 해결 예상”
조코위 대통령, 운영·재정 등 대대적 감사 지시

지난달 15일 인도네시아 빈탄섬 반다르 벤탄 텔라니 페리 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싱가포르로 떠나는 승객들의 여권을 확인하고 있다. 빈탄=AP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인도네시아 빈탄섬 반다르 벤탄 텔라니 페리 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싱가포르로 떠나는 승객들의 여권을 확인하고 있다. 빈탄=A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국가 데이터센터 사이버 해킹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체불명 해커의 랜섬웨어 공격 이후 각종 공공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센터가 데이터를 백업해 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복구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까지 나서 대대적인 감사를 지시했다.

”향후 백업 의무화 계획”

지난달 30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힌사 시부리안 인도네시아 국가사이버암호청(BSSN) 청장은 같은 달 28일 하원 제1위원회(외교·국방·정보)에서 열린 해킹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암호화된 데이터 98%가 백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을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랜섬웨어 해킹은 해커들이 데이터 등을 암호화하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든 뒤 암호 등을 풀기 위한 대가를 요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메우티아 하피드 제1위원장은 “그간 43개 정부 기관만이 백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사상 초유의 참사”라는 등 의원 질타가 쏟아졌다.

정보통신부는 백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이유로 ‘자금 부족’을 꼽았다. 부디 아리 세티아디 정보통신부 장관은 “백업할 수 있는 용량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만 정부 기관이 백업하는 것은 (부처의) 선택 사항”이라며 “예산 제약으로 많은 기관이 데이터를 따로 저장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백업을 의무화할 계획이며, 8월 둘째 주까지는 완전한 복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카르타포스트는 “데이터를 재수집·복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내각 회의를 열고 데이터센터 운영과 재정 측면에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한 여행객이 기념품을 살펴보고 있다. 자카르타=허경주 특파원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한 여행객이 기념품을 살펴보고 있다. 자카르타=허경주 특파원


공항 등 혼선 이어져

앞서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이 이용하는 국가 데이터센터가 지난달 20일부터 세계 최대 랜섬웨어 해커집단 ‘록빗'(Lockbit)’이 만든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고 지난달 24일 공개했다.

이번 사건 후 해커 측은 800만 달러(약 111억 원)를 요구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를 거절한 상태다. 해커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해킹 영향으로 44개 정부 기관을 포함해 지방정부와 공공기관 등 280여 곳의 각종 온라인 서비스가 지연되는 등 열흘 가까이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민국의 경우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으면서 여권 발급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수천 건이 대기 상태다. 공항에서는 출입국 관리를 온라인으로 하지 못해 수동으로 진행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져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설명했다.

크고 작은 불편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관계자 경질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디지털옹호 단체 세이프넷은 부디 장관 등 각료들이 사이버 공격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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